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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문의 검 실제역사 부도지(符都誌) 제5장 ~ 제10장

by Sam Histo 2023. 11. 25.

4장 ~ 10장은 인간이 죄를 지어 마고성에서 쫒겨나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아라문의 검'의 아스달 이전의 역사입니다. 

 

마고성

제5장

백소씨족의 지소씨가 사람들과 함께 젖을 마시려고 유천에 갔지만 사람은 많고 샘은 작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마시지 못하였다. 이 같음이 다섯 차례였다. 바로 돌아와 소(나무 위에 지은 집)에 올랐는데 배고픔에 어지러워 쓰러질 지경에 이르러 귀에는 헛소리가 들렸다. 그 때 오미를 맛보게 되었다. 바로 소 난간 덩굴 울타리의 포도열매였다. 일어나 펄쩍 뛰니 그 독력의 피해 때문이었다.

 

이내 소의 난간에서 내려와 걸으며 노래하기를, “넓고도 넓은 천지여, 내 기운이 넘치는구나. 이것이 무슨 이치인가. 포도 열매의 힘이로다.” 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다 이를 의심하였지만 지소씨가 참으로 좋다 하므로, 여러 사람들이 신기해하며 먹어보니 과연 그 말과 같았다. 이에 포도를 먹는 무리들이 많아졌다.

 

6

백소씨의 사람들이 듣고 크게 놀라 곧 금지하였는데, 이는 규제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금하는 자재율을 파기하는 것이었다. 이 때에 열매 먹는 습관을 금하는 법이 시작되어 마고가 성문을 닫고 덮개를 거두어 버렸다.

 

금새 열매 먹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모두 이가 생겼고 침은 뱀의 독과 같이 되었다. 이것은 강제로 다른 생명을 먹었기 때문이었다. 금지하고 지키는 사람은 모두 눈이 밝아져서 올빼미 눈으로 보았는데, 이는 공률을 사사로이 하였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피와 살이 탁해지고 심기가 독하게 변해서 마침내 천성을 모두 잃어버렸다.

 

귀의 오금이 변하여 토사를 지으니 하늘의 소리가 멈추었으며, 발은 무겁고 땅은 단단하여 걷되 뛸 수 없었으며, 태정이 불순하여 짐승의 형상을 많이 낳게 되었으며 수명이 일찍 끝나서 그 죽음이 변하여 승화하지 못하였다. 생명의 수가 어긋나 어지러워지고 오그라들었기 때문이었다.

 

7

그래서 사람들이 원망하여 타박하였고, 지소씨는 큰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져서 무리를 이끌고 성을 나가 멀리 숨어 버렸다. 포도 열매를 먹은 자와 이를 금하고 지키는 자들 역시 모두 성을 나가 각지로 흩어졌다. 황궁씨가 그들의 사정을 근심하여 헤어지며 말하기를, “여러분의 미혹함이 심대하여 성상이 변하여서 성중에 같이 살 수가 없게 되었소. 그러나 스스로 닦아 깨닫는데 힘쓰고 미혹함을 깨끗이 씻어 남김이 없게 되면 자연히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니, 힘쓰고 힘쓰시오.” 하였다.

 

이 때에 기와 토가 서로 어긋나, 시절을 이루는 빛이 차고 어두움을 한 쪽에만 만들고 수와 화가 조화를 잃어버렸다. 혈기의 무리들이 모두 시기함을 품으니, 이는 빛을 덮는 두루마리가 거두어져 반조되지 않고 성문이 닫혀 있어 들을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8

이후에 성을 떠난 사람들 가운데 지난 잘못을 뉘우친 사람들이 돌아와 성 밖에 이르러 바로 복본을 원하였는데, 이는 복본의 시기가 있음을 모르는 까닭이었다. 이내 유천을 얻고자 성곽을 파헤쳤지만 성터가 파손되어 샘의 근원이 사방으로 흘러버렸고 바로 단단한 흙으로 변해 마실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성 안에도 마침내 젖이 말라버렸다. 모든 이들이 동요하여 풀과 과일을 다투어 취하므로 혼탁이 극에 달해 청정을 보존하기가 어려워졌다.

 

황궁씨가 모든 사람들 가운데 어른이었으므로 곧 백모(풀이름)로 몸을 묶어 마고의 앞에 사죄하여 스스로 오미의 책임을 짊어지고 복본할 것을 서약하였다. 물러나와 여러 부족들에게 고하기를, “오미의 재앙이 반대로 흘러 거꾸로 밀려오니, 이는 성을 나간 사람들이 이치와 법도를 알지 못하고 오히려 미혹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청정은 이미 없어지고 대성도 장차 위험하게 되었으니 앞으로 어찌해야 하는가?” 하였다.

 

이 때에 천인들이 나뉘어 살기로 뜻을 정하고 대성을 완전하게 보전하고자 하므로, 황궁씨가 곧 천부를 신표로 삼아 나누어 주고 칡을 캐서 식량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사방에 분거할 것을 명하였다. 청궁씨는 친족(권속)을 이끌고 동쪽 사이의 문을 나가 운해주로 떠나고, 백소씨는 친족을 이끌고 서쪽 사이의 문을 나가 월식주로 떠나고, 흑소씨는 친족을 이끌고 남쪽 사이의 문을 나가 성생주로 떠나고, 황궁씨는 친족을 이끌고 북쪽 사이의 문을 나가 천산주로 떠났다. 천산주는 매우 춥고 험한 땅이었으니, 이는 황궁씨가 스스로 힘든 곳으로 나가 복본의 고통을 참아내고자 하는 맹세였다.

 

9

분거한 여러 부족들이 각 주에 도달한지 어언 천 년이 되었다. 옛날에 먼저 성을 나간 이들의 후손들이 각지에 흩어져 살았는데 그 세력이 매우 강성하였다. 그런데 근본을 거의 잃고 성질이 흉포해져서 분거하여 새로 온 부족을 보면 바로 무리 지어 쫓아가 그들을 해쳤다. 여러 부족들이 이미 정착하여 살았지만 바다가 막고 산이 갈라 오고 감이 거의 끊어졌다.

 

이때에 마고가 두 희씨와 함께 대성을 보수하고 천수를 안으로 끌어 성 안을 청소하고 대성을 허달의 위로 옮겼다. 청소를 한 물이 동서에 크게 넘쳐 운해주의 땅을 파괴하고 월식주의 사람들을 많이 죽였다. 이로부터 지계의 중심이 변하고 역수에 차이가 생겨 합삭(合朔)과 판(보름)의 현상이 시작되었다.

 

10

황궁씨가 천산주에 도착하여, 미혹을 풀고 복본할 것을 서약하고 무리에게 수증하는 일에 힘쓰도록 하였다. 곧 맏아들 유인씨에게 명하여 인간세상의 일을 밝히게 하고 둘째와 셋째에게 여러 주를 순행하도록 하였다. 황궁씨가 바로 천산에 들어가 돌이 되어 길게 조음을 울리니, 인세의 미혹을 없애기를 남김 없이 하여 기필코 대성 회복의 서약을 성취하려 함이었다. 이에 유인씨가 천부삼인을 이어 받았는데, 이것은 곧 천지본음의 형상으로서 그 진실된 하나의 근본을 알게 하는 것이었다.

 

유인씨가 사람들이 추위에 떨고 밤에는 어둡게 사는 것을 불쌍히 여겨 부싯돌로 불을 일으켜 밝게 비추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었으며 또한 화식을 가르치니, 모든 이들이 매우 기뻐하였다. 유인씨 천년에 아들 환인씨에게 천부를 전하고 바로 산으로 들어가 오로지 수계제불(몸을 닦고 액을 없애는 의식)을 하며 나오지 아니하였다.

 

환인씨가 천부삼인을 이어받아 인간세상에 이치를 증명하는 일을 크게 밝혔으며, 이에 햇빛이 고르게 비추고 기후가 온화해졌다. 혈기의 무리들이 여럿 평안함을 얻게 되었고 사람들의 괴상한 모습도 점점 본래의 모습을 찾게 되었다. 이는 3(황궁-유인-환인)가 수증하는 삼 천년 동안 그 공력을 없어질 정도로 많이 소모한 덕이었다.

 

11장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