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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천부경에 대한 의문; 천부경은 우리말 구조(어순)로 쓰여졌다

by Sam Histo 2023. 12. 25.

천부경에 대한 의문

우리민족에게 내려온 구전지서가 중국어구조로 쓰여졌을까?

널리 백성을 가르치기 위한 홍익의 글을 암호로 썼을까?

수 십년의 수련과 천문, 지리, 역학에 통달해야 알 수 있는 글이 홍익인가?

뜻을 모른 채 암송하면 천부의 이치에 닿을 수 있을까?

천부경은 왜 직역은 없고 의역만 있는가?

만물의 법이 하나라면서 천부경 해석이 분분한 것이 당연한가?

 

 

최치원

 

 

天符經(천부경)은

신라시대의 학자이자 문장가였던 최치원 선생께서 옛 비석을 통해 알게 된 天符(천부)의 이치를 설명하여 쓰신 글(經)입니다. 1916년 계연수 선생께서 이 글을 발견하신 후 대종교에서는 1976년 경전으로 받아들여 민족혼을 일깨우는 중심에 놓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 해석이 분분하여, 풀리지 않는 고대의 암호라거나 태초의 기운을 가진 주문, 영적 깨달음의 글, 신이나 외계의 글이라는 등의 신비주의적 믿음들이 생겨났습니다. 대종교 이후 많은 신흥종교들이 천부경을 경전으로 삼아 주문처럼 암송하고 의식을 행하거나 타로 같은 것들과 연결시켜 점서처럼 사용하면서 미신이나 우상의 하나로 취급 받기도 하니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천부경은 환국 때부터 구전되어 오다가 배달국 때 녹도문으로 처음 기록된 글이라고 합니다. 옛 사람들은 세상을 설명하는 언어와 방법이 오늘날처럼 다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백성을 가르치기 위한 글을 오늘날의 우리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구조의 문장이나 암호와 같은 특수한 언어로 써야 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그 때의 글이라면 문자가 어떤 것이든, 문장 구조는 당연히 우리말 구조를 취하고 있어야 합니다.

신라시대 최치원 선생께서 쓰신 글이라 하더라도 우리말 순서로 한자를 배열하는 이두식 표기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말식으로는 풀이를 하지 않다 보니 문장마다의 어긋난 논리를 짜맞추기 위해 많은 지식들이 동원되고 그 지식만큼이나 많은 설명들이 나오고 있으며 심지어는 문장 단위조차 끊지 못하여 문장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의하기까지 합니다.

 

우리말 구조로 해석하면,

천부경은 < 주어-술어수식어-술어 >의 단순한 구조로 어휘문자를 배열한 글임이 드러납니다. 수 천년 전에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상식과 과학지식에 정확히 부합하며 신비주의에 기댈 필요 없이 이성과 논리로 온전히 설명 가능합니다. 단군께서 내리신 천부경은 전 세계 누구라도 동일한 잣대로 이해할 수 있는 보편성에 기초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문이나 수련의 경지에 따라 달리 도달하는 특수한 글이라면 그것은 학자나 수련인들을 위한 것이며 홍익도 아니고 위대하지도 않습니다.

 

보편성은 특수성보다 위대하다.

그것을 알지 못하여 천부경을 어렵고 신비스럽게만 포장해 왔습니다. 천부경은 ‘깨달음의 글’ 이전에 언어와 논리로 이해할 수 있는 ‘밝은 글’입니다. 천부경은 학자들의 지적 유희나 수련인들의 암송수련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삶에 고달픈 일반 대중들에게 현실을 창조적으로 개척하라고 내린 글입니다. 천부경은 수 천권의 설명으로 도서관 안을 채우거나 방안에 틀어박혀 기운으로 느끼라고 내린 글이 아니라 삶 속에서 활용하라고 내린 창조의 설계도입니다. 그래서 위대한 홍익의 글입니다.

 

천부경을 복잡한 지식과 철학에 끼워 맞추지 않고 언어기호의 논리구조만을 잣대로 하여 순수하게 해석해 봅니다. 천부경이 수 천년간 우리말로 세상의 이치를 얼마나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 왔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81자 천부경의 유래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의견이 있는데, 배달국 때 최초로 기록하였다는 설과 신라시대 최치원 선생께서 창작하셨다는 설이 그것입니다. 그 두 가지 설에 따라 천부경의 문장구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81자 천부경이 배달국 때부터 있었다면 그 때의 천부경은 당연히 우리말 구조를 취해야 합니다. 가르침의 대상들이 알기 어려운 다른 언어의 구조로 기록할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신라시대 최치원 선생의 창작이라면 그 때는 중국식 한자어 구조를 취할 수도 있고 이두식 우리말 구조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천부경의 해석은 대부분 한자어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無盡本(무진본)’은 ‘本(본)’을 주어로 하고 ‘盡(진)’을 술어로 하여 ‘근본은 다함이 없다’라고 해석하는데 우리말 구조로 이 뜻이 되려면 ‘本盡無(본진무)’여야 합니다.

 

배달국 때 우리말 구조로 최초 기록된 천부경이 후대에 중국의 영향을 받으면서 한자어 구조로 바뀌었다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말 구조의 글이 한자어 구조로 바뀌면서 우연히 이토록 완벽한 짜임의 글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중국의 신비주의자들이나 좋아할 이야기입니다. 어떤 분들은 천부경을 신라시대 최치원 선생께서 16자 신지비문 보고 쓴 예찬시라고도 합니다. 시의 특성상 문법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문장 구조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지만 구조적 해석을 피하기 위한 너무 편한 설명입니다.

 

모든 것은 천부경 81자를 순수하게 우리말 구조로 분석하여 확인해 보면 될 일입니다. 우리말식 해석과 한자어식 해석과는 구조적인 차이가 있으며, 그것은 곧 의미의 차이가 됩니다. 만일 우리말 구조라면 무수한 부연으로 끼워 맞춘 의역이 아니라 읽는 것이 뜻인 직역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설명의 글이라면 ‘시’로 넘겨야 할 필요도 없어집니다.

현재 전해지는 천부경은 묘향산석벽본, 최고운사적본, 노사전본, 태백일사본, 농은본의 5가지인데 가장 많이 인용되는 태백일사본을 기준으로 농은본에서 차이가 있는 4문자를 포함하여 설명합니다. 우선 전문개략을 통해 우리말식 해석을 전체적으로 서술하고, 상세해석을 통해 그 뜻과 논리를 확인하여 한자어식 해석과의 차이를 짚어 볼 것이며, 구문분석을 통해 문장마다의 구조적 완결성까지 확인하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말 천부경 연재 들어갑니다!